산책
신경 쓰이는 사람이 sns에 모습이 보이지 않거나 시큰둥한 반응을 하는 날엔 어김없이 작아지는 내가 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쓸데없는 걱정도 하며 관계에 관한 글을 잔뜩 읽는다. 튼튼한 몸에 열악한 마음이 깃든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깨닫는다. 점점 몸도 성치 않아지고 피폐한 정신 상태로 주위 사람들에게 쉽사리 짜증을 내곤 한다. 겨우 옷을 주워입고 바깥으로 나가 바람을 쐬며 생각한다는 것이, 또 같을 때는, 꼭 내가 무슨 병에 걸린 것처럼 느껴진다. 맹목적인 로봇처럼 한가지만 입력되어 설계된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사랑엔 고독과 그리움만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그의 답글이 오면 나는 공원에서 걷다가, 마냥 기쁜 나머지 입을 막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