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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손님 / CALL ME BY YOUR NAME

iamsera 2017. 9. 22. 12:15


  • 그해, 여름 손님
    안드레 애치먼(작가) 저 | 정지현 역 |  | 2017.08.01
    별점
    9.4 | 네티즌리뷰 15건 | 도서구매  13,800원 → 12,420원(-10%) ebook구매  8,700원
    소개  부모님은 책 출간을 앞두고 원고를 손봐야 하는 젊은 학자들을 초대하는데, 그해 여름 손님은 스물넷의 미국인 철학교수 올리버다. 엘리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신비한 매력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매료시키는 올리버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거침없이 빠져든다. 마음을 온전히 열어 보이지 않는...









"이 날들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탈리아 해안에 면한 작은 도시가 있다. 여름에는 여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겨울에는 모두들 떠났다가 크리스마스만 잠시 즐기러 돌아오는 휴양촌이다. 열일곱 살인 엘리오는 명망 높은 학자인 아버지가 초대하는 손님들과 이곳에서 매해 여름을 보내는 게 익숙하다. 익숙하고도 지겹다. 스물네 살의 젊은 학자 올리버가 여름을 보내기 위해 그들을 찾아왔을 때도 그랬다. 아니 사실은 그렇게 태연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자신의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도, 그러다 거절당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엘리오는 관찰한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엘리오는 기다리고 있다. 만약 올리버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호기심을 드러낸다면, 혹시라도 욕망을 가진다면 자신은 금방 그에게 빠져버릴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말이 태어나는 순간에.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이제 마법 혹은 저주에라도 걸린 것처럼 이 둘은 서로에게서 뜨거움을 느끼고 그 열기에서 빠져나오려 하지 않는다. 특히 엘리오는 마치 수많은 실연을 겪고 나서 지쳐버린 사람처럼 소심하고 조심스럽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엘리오는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게 될 까봐 두려워한다. 엘리오는 사랑을 향한 열망이 너무 커서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고, 그 강렬한 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뿐이다. 그는 지친 게 아니라 마치 자신의 초능력을 두려워하는 슈퍼 히어로처럼 보인다. 그 정도로 이 젊음은, 젊은 사랑의 힘은 강력하다. 


<그해, 여름 손님>은 무덥고 아름다운 휴양촌의 나른한 분위기 속에서 조금씩 열기를 더해 가는, 젊고 작은 사랑 이야기다. 여기에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 독특하거나 기발한 전개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 이야기는 독자들이 겪었거나 상상할 수 있는 아주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부드럽고 아름답다. 격한 순간에도 정제된 문장은 이 소설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그해, 여름 손님>이라는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한다. 마치 이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 작은 마을이 세계의 모든 영역인 것처럼. 이 소설은 많은 이들의 꿈속에 등장했던 바로 그 이야기이다.


- 소설 MD 최원호 (2017.08.08)



P.10 : 어쩌면 그때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도착하여 평상시처럼 늘어지는 점심 식탁에서 내 옆에 앉았을 때, 그해 여름 우리 집으로 오기 전 시칠리아에 잠깐 머무느라 살이 약간 탔지만 손바닥은 부드러운 발바닥과 목, 팔처럼 태양에 별로 노출되지 않아서 창백한 빛깔임을 깨달았을 때 말이다.


P.20 :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연주할게요,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내 손가락이 벗겨질 때까지. 난 당신을 위해 뭔가 해 주는 게 좋고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테니까 말만 해요.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았어요. 친근하게 다가가는 나에게 또다시 얼음처럼 차갑게 반응할 때조차. 우리 사이에 이런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 여름을 눈보라 속으로 가져가는 쉬운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절대로 잊지 못할 거예요.


P.22 : 다음 날 우리는 테니스 복식 경기를 했다. 쉬는 시간에 그가 마팔다의 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한 팔을 내 어깨에 걸치고 친근한 포옹 마사지를 하듯 엄지와 검지로 살짝 꼬집었다. 정말 다정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마법에 홀린 듯 완전히 정신을 빼앗겨 그의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몸을 비틀었다. 조금이라도 더 그대로 있다가는 큰 태엽을 만지는 순간 불구의 몸이 허물어져 버리는 작은 목각 인형처럼 속수무책일 것 같았다.






Call Me by Your Name (2017)

| | DramaRomance | 24 November 2017 (USA)
Call Me by Your Name Poster
Trailer
2:10 | Trailer
In 1983, the son of an American professor is enamored by the graduate student who comes to study and live with his family in their northern Italian home. Together, they share an unforgettable summer full of music, food, and romance that will forever change them.

Director:

 

Writers:

  (screenplay),  (based on the novel by) (as André Aciman)



CALL ME BY YOUR NAME, the new film by Luca Guadagnino, is a sensual and transcendent tale of first love, based on the acclaimed novel by André Aciman. It's the summer of 1983 in the north of Italy, and Elio Perlman (Timothée Chalamet), a precocious 17- year-old American-Italian boy, spends his days in his family's 17th century villa transcribing and playing classical music, reading, and flirting with his friend Marzia (Esther Garrel). Elio enjoys a close relationship with his father (Michael Stuhlbarg), an eminent professor specializing in Greco-Roman culture, and his mother Annella (Amira Casar), a translator, who favor him with the fruits of high culture in a setting that overflows with natural delights. While Elio's sophistication and intellectual gifts suggest he is already a fully-fledged adult, there is much that yet remains innocent and unformed about him, particularly about matters of the heart. One day, Oliver (Armie Hammer), a charming American scholar working on his doctorate, arrives as the annual summer intern tasked with helping Elio's father. Amid the sun-drenched splendor of the setting, Elio and Oliver discover the heady beauty of awakening desire over the course of a summer that will alter their lives forever.


—Sony Pictures Classics








<그해, 여름 손님>을 원작으로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이 제작되었다. 아미 해머 주연이고 포스터의 색감이 너무 예뻐서 관심을 가졌던 영화인데, 알고보니 <아이 엠 러브>(2009)와 <비거 스플래쉬>(2015)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작품이었다. 둘 다 너무 재밌게 봤던 터라 다음 영화도 기대된다.





다시 한번 봐도 예쁜 포스터. <라우더 댄 밤즈>(2016) 포스터 처음 봤을 때 같다. 아래는 한국어 CC 있는 공식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