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늘

10월 15일 : 시

iamsera 2016. 10. 15. 17:53

1



어젯밤은 자기 전에 시를 보며 펑펑 울었다. 한글자 한글자 칼날이 되어 내 고유의 밤의 장막을 찢었다.

울고 있지만 웃고 있었고, 아직 이 정도인가 싶어 서글펐다.



2

한 사람의 나쁜 면을 보는 것은 쉽다. 그만큼 날카로운 시선은 금세 머리를 디밀고 나를 덮어버린다. 따뜻한 눈길은 언제나 힘을 내어 불러내야 나오는 법이다. 내가 노력하며 사는 이유. 그리고 당신을 탓하지 않는 이유. 그건 내가 손을 꽉 쥐고 견뎌내고 있기 때문이다.



3

해바라기

짙은



어느새 하늘은 섧은 어둠으로 빛나고

뛰어 놀던 어린 친구들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


공원엔 바람이 갈대숲을 산책하는데

어디로 난 고갤 숙여야 

몸을 피할 수 있는 걸까


알아

너의 정원엔 그 어떤 꽃들도 

자랄 수 없다는 것도

이젠 품어보지 못한 마음 

그늘에 두고 떠나는 걸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난 어딜 봐야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해 지는 해바라기


하루에 몇 번을 너를 위해서 날 바꿔도

한순간도 머무르지는 못해 

이 평안함이라는 건


알아 

너의 책장엔 그 어떤 글귀도 

남아있지 않다는 걸

이젠 물어보지 못한 마음 

구석에 두고 떠나는 걸


하늘은 하늘로 그냥 머무르겠죠

구름은 어디로든 흘러가겠죠

난 어딜 봐야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해 지는 해바라기


2014년 03월 19일 연작 프로젝트의 시작으로 짙은의 EP 앨범 [Diaspora : 흩어진 사람들] 이 발매되었다.

타이틀곡인 <해바라기>는 가사와 멜로디 모두 맘에 쏙 들었다. 인생곡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