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쓸쓸한 노래는 듣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로이킴의 '그때 헤어지면 돼'를 들어버리고 말았다.
누군가의 우울은 내게 너무나 커다랗게 다가오고,
나는 그걸 막을만한 힘이 없다.
2
영화를 보고 있다. 일본어가 듣고 싶어서 일본영화들을 잔뜩 봤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우리들이 있었다> 전편과 후편을 보고 오랜만에 야노에게 다시 흠뻑 빠졌다.
보통 전편이 좋으면 후편은 별로인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예외였다.
이쿠타 토마도 멋있었고, 만화에서 느꼈던 아련함이 적절하게 연출되어 좋았다.
그는 그 때 아직 17살이었고 지켜나가야 할 현실은 항상 그의 몸보다 컸다.
<깨끗하고 연약한>도 좋았다. 주연인 나가사와 마사미와 오카다 마사키의 훈훈함은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좋았던 장면은 술에 취한 칸나가 카펫 위에서 울음을 터뜨릴 때 로쿠가 조용히 곁에 누워 함께 있어주던 장면.
상실의 아픔을 겪은 두 사람이 서로를 치유하고 사랑하는 과정이 그려진, 가볍지 않은 영화.
소중한 사람을 잃어도 사람은 또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중1 때 즈음 명절에 친척네 집에 가서 할 것도 없고 한창 독서에 빠졌던 시기여서 읽었던 책이 바로 에쿠니 가오리와 지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이었다. 친척 오빠의 책이었는데 책을 읽는 나에게 재밌냐고 물어보던 것이 기억난다. 2000년대 초반 대히트를 쳤던 이 책의 영화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나카에 이사무 감독의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는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준세이 역을 진혜림이 아오이 역을 맡아 연기했다. 원작에 비하면 연출은 다소 실망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요시마타 료의 음악은 정말 대단해서, 듣기만 해도 이탈리아의 두오모 성당이 머릿 속에 그려진다. 이탈리아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관광했다는 분들의 리뷰도 꽤 있었다.
3
적당한 희망과 적당한 절망.
그게 가장 이상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